Purple Kiss ♡
(Installation)
Supported by Seoul Foundation of Arts and Culture
Exhibited at Archive Bomm, Seoul, Korea, 2018
Why Did Lucifer Become Mortal Venus? / 2018 / digital print on adhesive sheets


Lunacide / 2018 / laser cutting on sheet iron

This Time You've Chosen A Fascinating Victim / 2018 / a tray cart, a microscope, toys

Bang! / 2018 / iron, digital printing on polyurethane synthetic fiber, a gong stick

Love-in / 2018 / plaster casting, silicone tubes, horse pipes, polyurethane synthetic fiber, a led panel light

243 Days / 2018 / silicone, an earring

Singing In The Purple Rain (collaborative work with Kim Miyoun & Lim Jae Yoon) / 2018 / digital printing on polyurethane synthetic fiber

Two Spirits / 2018 / laser cutting acrylic sheets with a led light, experiment equipments, toys

내가 조금 더 설렐 수 있게 ♡ Purple Kiss (singing by HornyHoneydew) / 2018 / single channel film (03'56”)


225 Days / 2018 / a stainless steel ring, silicone tubes, an earring



<파괴를 파괴한 자리 벅차오르는 블링블링 얼룩> 축약본

듀킴(Dew Kim, 김두진)은 욕망과 금기, 쾌락과 디아스포라가 교차하는 개인사를 심층적으로 분석하며 작업 모티프를 공급해 왔다. 마조히즘적 파괴로부터 인류 멸망을 망상해 내고 이로부터 새로운 종의 탄생을 그리는 시나리오는 인류 탄생의 디폴트값을 파괴로, 보다 정확히는 파괴와 탄생의 동시적 순간으로 설정한다. 여기에 작가는 포스트휴먼 컨셉을 퀴어 존재론의 렌즈로 번역하고 하위문화 기호를 개입시킨다. 그에게 퀴어는 특정 정체성을 갖는 성소수자 일반을 가리키기보다 정체성을 탈구하는 (비)언어들, 차라리 비언어를 언어로 만들어내는데 ‘실패한’ 이름들이다.

교회를 조롱하고 항문적 쾌락을 낙원과 무릉도원에서 찾아왔던 작가에게 퀴어적 존재란 번식을 통해 탄생한 창조물이기보다 규범을 절개하면서 증식해 나가는 자기파괴적 얼룩이다. 듀킴은 절개의 지점을 더 밀고나가 파괴의 무게 자체를 소거한다. 망상적 시나리오는 창대한 스케일을 지님에도 다공질 허구를 강조하는 모습을 취한다. 듀킴이 그간 시각화해온 포스트 휴먼이란, 자신의 몸까지도 얇은 레이어로 포를 뜨고 물성을 제거한 이미지 파편들의 조합이다. 폴리비닐에 프린트된 원형질 그래픽은, 아직 온전히 해독할 수 없는 유전자지도 내지 누군가를 숙주삼아 증식하는 바이러스를 연상시킨다. 그 사이 팬픽의 스크린샷이 들어가고 원시 낙원과 유토피아의 껍데기가 짜깁기된다. 자유연상적 쾌락의 공간, 한정 없는 뒤섞임은 결국 퀴어적 공간을 코스모스 차원으로 확장하는데, 작가는 예의 응집력 있는 주제로 이를 다시 정리하고 배치한다.

이번 전시 《내가 조금 더 설렐 수 있게 ♡ Purple Kiss》는 증식해가는 퀴어 신체의 확장이 어떻게 전시장 너머 유통 가능할지에 대한 문법의 변주를 시도한다. 새로운 시리즈는 엉뚱하(지만 의미심장하)게도 ‘케이팝’을 입는다. 디아스포라 퀴어의 입지로부터 유사 작가-제작자-퍼포머로의 다중적 도약은, 부분대상의 조합물로서 ‘사이보그 퀴어’가 희생제의로부터 극적 전환하는 아이디어와 포개어진다.

그는 본격적으로 작곡가, 안무가,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섭외해 곡을 만들고 의상과 뮤직비디오를 만들고 음반(을 겸한 도록) 발매와 공연까지 기획한다. 예의 입지 확장은 퍼포머이지만 최종적으로는 퍼포먼스를 가공하고 화면에 붙이는 파괴적 편집자로서의 면모를 다시금 반복하는 모습이다. 현실에 접목된 망상의 수행은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해 동료와 자원, 사업 플랫폼을 어떻게 확보해 나갈 것인가가 관건일 터. 이는 그간 작가가 골몰해 온 파괴와 금기의 실천이 공동체의 관계들을 대면하고 다른 문법들을 어떻게 조우할지에 대한 고민을 현실로 연장시킨다. 동시에 ‘전시’라는 울타리의 비호 아래 파편의 언어들을 ‘시나리오’로 통합해 온 서사와 망상의 결합이 전시장 바깥 시장경제에 어떻게 접촉하고 아이돌 산업과 팬덤문화로부터 거리를 조율하며 이를 재창안할 것인지에 대한 새로운 과제를 제시한다.

요컨대 듀킴의 작업은 나를 설명해 온 언어들로부터 허구와 망상의 전략을 시각화하며 몸을 재편하는 가운데, 재차 현실에 개입하여 망상의 차원전환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그가 창안한 (비)서사의 가지는 현실과 접목하고, 그로부터 변이의 얼굴과 변종의 서사를 그려낼 터, 그 모습은 작가가 계속해서 틈 속에 틈을 벼려내는 파열의 형상이다.


<파괴를 파괴한 자리 벅차오르는 블링블링 얼룩> 원본 ︎︎

△ 남웅
듀킴은 신체와 섹슈얼리티를 사회적, 종교적 관점과 접목시켜 작업해 왔다. 이번 전시 ≪내가 조금 더 설렐 수 있게 ♡ Purple Kiss≫에서는 호모 사피엔스가 샤머니즘을 통해 포스트 휴먼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소개한다.

인류의 미래는 전시 공간에서 만나는 샤먼에게 달려있다. 샤먼은 이 순간을 위해 혹독한 트레이닝을 견뎌 왔다. 마침내 샤먼은 금성이 가장 밝게 뜨는 날 허물을 벗은 새로운 인류에게 영혼을 불어 넣는 의식을 진행한다. 점차 금성과 같이 변하고 있는 지구에서 살기 어려워진 호모 사피엔스는 이러한 포스트 휴먼으로의 진화를 통해 또 다시 번영을 꿈꾸고 있다.

작가는 트랜스 휴머니즘 혹은 포스트 휴머니즘을 신체와 젠더, 에로티즘, 종교와 과학, 신비주의로 시각화한다. 샤머니즘에서 찾아지는 논바이너리, two sprits, multiple gender와 같은 제3의 성 그리고 K-pop을 통해 이원화된 젠더적 사고들을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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