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Did Ishtar Go To The Underworld?, 2020
Supported by Arts Council Korea
Exhibited at d/p, Seoul, Korea, 2020
Dancing In The Night Of Kiss, 2020, mixed media, 270x150x30. Costume design Dehan Hka Son. Commissioned by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Korea.


This Time You've Chosen A Fascinating Victim, 2019, gong jing, toys, 40x40x55.



Why Did Ishtar Go To The Underworld?, 2020, digital print on adhesive sheets, CD player, CD (Kiss of Chaos), 445x300.


우리의 밤이 미래가 될 때까지 ☆ Kiss of Chaos, 2020, CD & goods. The song in the single CD was commissioned by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Korea.



인류학자 클리퍼드 기어츠는 『저자로서의 인류학자』에서 레비스트로스, 에번스프리처드, 말리노프스키, 베네딕트라는 4명의 인류학자가 세운 각자의 '언어의 극장'에 대해 이야기한다. 낯선 문화에 대해 기술함에 있어 '어떻게 정확한 묘사에 도달할 수 있으며, 그러기 위해서 자신을 어디까지 드러내야 하는가'를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선택한 글쓰기의 방식은 놀랍도록 제각각이다. 문학적인 수사가 가득한 글에도, 관찰하는 자신의 내밀한 심경을 구체적으로 적은 글에도, 혹은 철저한 거리 두기를 통해 객관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글에도 어쨌든 공통적으로는 독자를 자신이 직접 보고 경험한 '그곳에 있도록' 데려다 놓고자 하는 소기의 목적이 숨어 있다.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말하는 방식이 곧 내용이 된다는 점에서 그들은 하나의 '연극'을 만드는 동시에 담론(discourse)의 역할을 하는 일종의 '극장'을 만들어 낸다. 이는 미술가에게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이들은 마치 인류학자와 같이 관찰하고, 연구하고, 기록하고, 참여한다. 또한 작업의 주제와 결합한 작가 고유의 접근방식은 그 자체로도 말을 하며, 내용과 떨어뜨려 볼 수 없는 내적인 필연성을 지니고 있다.

《Tangible Error》는 4명(팀)의 미술가들이 인류학자처럼 인간과 문화, 현상에 대해 탐구하고 만들어 낸 고유의 극장 각각이 만들어내는, 그리고 서로가 만나고 겹치며 만들어내는 서사에 주목한다. 각각의 미술가들은 작업을 위하여 다양한 주제에 대해 연구와 자료 조사, 참여관찰을 수행하며, 이 과정에서 소재나 대상과 동화(assimilation)되는 등 다양한 변화나 효과를 몸소 겪기도 한다. 다만 미술가에게는 좀 더 넓은 길이 열려있고, 미술가들은 인류학적인 탐구의 과정에서 피해야 할 것들을 오히려 전략적으로 취할 수도 있다. 이러한 점들이 학문의 관점에서는 오류를 발생시킬 수 있으나, 작업들은 이러한 '오류'를 통해서 비로소 의미를 생산한다. 미술가의 열정적인 리서치의 시작을 가능케 하는 직관, 그리고 리서치와 작업 과정에 다시금 개입하는 직관들 간 긴장 사이에서 탄생한 결과물을 두고 누군가는 관점과 지식을 얻을 수도, 다른 누군가는 그 모든 것을 오류로 여길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작업이 가진 고유의 오류는 각각의 미술가들이 가진 윤리, 지식뿐만 아니라 인간과 세상에 대한 그들의 해석의 총체이다. 서양 사유에서 이성의 대립항으로서 감각은 예부터 오류의 온상으로 여겨져 왔다. 본 전시가 보고, 듣고, 맡을 수 있는, 마치 손에 잡힐 것 같은 그런 오류만이 열 수 있는 어떤 지평에 대한 탐구가 되길 바란다.

듀킴의 자전적 접근은 스스로를 탐구 대상에 적극적으로 동화시킴으로써 대상을 보다 개인적인 차원으로 포섭하고 재해석하여 고유의 서사를 형성한다. 듀킴은 이번 전시에서 순수함과 더러움, 성스러움과 비천함, 주체와 객체 등의 이분법적 사유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바탕으로 하였던 지난 작업들을 종합하면서 자신의 케이팝 아이돌 자아 호니허니듀의 두 번째 싱글 「우리의 밤이 미래가 될 때까지 ☆ Kiss of Chaos」의 음반 발매 현장을 수메르 여신 이슈타르 신화와 결합시켜 전시의 형태로 구현한다. 아이돌 문화가 상정하는 이성애규범성, 정상성 앞에서 좌절된 욕망과 자신의 삶에서 비롯된 종교에 대한 관심은 작가로 하여금 아이돌과 샤먼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한다. 동일시에의 시도와 완전한 동화의 불가능성 사이의 긴장 속에서 듀킴은 미술가가 자신이 될 수 없는 존재가 되고자 하는데서 느껴지는 이질감과 불편함이 과연 실패로 규정될 수 있는지 질문한다. / 글.이준영